"조선시대 기업? 성차별에 하나되는 '여혐은행' 규탄한다"
"조선시대 기업이냐? 여성들은 분노한다! 성차별에 하나되는 여혐은행 규탄한다!"
"여자라서 떨어졌다! 채용성차별 시정하라!"
"여자라서 떨어뜨린, 성차별 기업 처벌하라!"
"만연한 채용성차별, 고용노동부는 일좀 해라! 금융권 채용성차별, 전수조사 실시하라!"
지난 24일 오전 11시, 서울 을지로입구 사거리에서는 분노한 여성들의 외침이 울려퍼졌다. 여성운동, 청년운동, 노동운동 단체들, 정당들, 그리고 취준생 당사자이기도 한 여러 대학의 소모임·학생회 구성원들이 모여 <채용성차별 철폐 공동행동> 기자회견을 을지로입구역 앞 하나은행과 국민은행 앞에서 진행했다.
최근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통해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의 채용 성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금융권의 고질적인 성차별적 고용 관행이 채용 과정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걸 보여준 사건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2015년 상반기 채용과정에서 특별한 이유없이 남성 지원자 100여 명의 서류 전형 점수를 여성보다 높게 준 사실이 밝혀졌다. 이들은 남성을 채용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점수를 조작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약 60개 단체가 모여 <채용성차별 철폐 공동행동>이라는 이름으로 이들 성차별 은행을 규탄한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와 청년유니온과 같은 청년 당사자들이 모인 단체에서 발언을 했다.
또한 서울여성노동자회에서는 성평등 노동의 관점으로 생각했을 때 이번 사건이 명백한 채용 성차별임을 지적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어 민중당과 정의당에서는 기업의 성차별적 관행과 부도덕함 및 이를 제대로 규율하지 않는 정부(고용노동부)를 규탄했다(참고 기사).
또한, <채용성차별 철폐 공동행동>은 이날 기자회견 전, 시민들로부터 온라인상으로 100여 개의 항의 문구를 받아 각 은행에 분노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KEB하나은행 앞에서는 여성지원자의 합격 커트라인이 48점 높아진 데에 항의하는 의미로 48개의 항의 피켓을 들었다. 기자회견 참여자들은 은행을 향해 구호를 외쳤다.
이어 KB국민은행 앞으로 이동해, 100여 명의 남성지원자 서류전형 점수를 조작한 것에 항의하는 의미로 100개의 항의문구를 은행 창문에 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채용성차별 철폐 공동행동>이 요구한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정부는 기업의 채용 과정 중 성차별 현황을 명명백백히 조사하여 제대로 실태 파악해야 한다.
성차별적 면접 질문이나 점수 조작 등 한국사회에 만연한 채용성차별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그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함을 지적했다. 정부는 기업에서 자행되고 있는 채용성차별 실태를 가시화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되, 특히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금융권은 채용성차별 사안으로 업계 전부를 전수조사 하여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업주의 책임을 정확히 하고, 실무자 몇몇을 처벌하는 꼬리자르기 식 처벌로만 끝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남녀고용평등법의 제7조1항 "사업주는 근로자를 모집하거나 채용할 때 남녀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채용성차별 금지조항의 처벌규정은 벌금 500만 원에 불과한 현실을 지적했다.
작년 말 적발된 가스안전공사와 대한석탄공사, 그리고 이번에 드러난 국민은행 하나은행과 같은 기업들의 채용비리는 많은 이들의 노력과 인생을 짓밟은 범죄다. 하지만 솜방망이 처벌밖에 내릴 수 없는 것이 바로 현행 제도의 한계다. 그래서 이날 기자회견에 모인 참석자들은, 채용에서부터 성평등 노동가치가 실현되도록 법·제도를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어떤 기준으로 당락이 결정되었는지, 누가 몇 점을 받아 최종 합격자가 결정되었는지 채용의 전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함을 강조했다. 또한 매년 신규채용 성비를 공개해 채용성차별을 시정하고 있는지 기업은 사회적인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기자회견 전문읽기 : 여성은 언제까지 떨어져야 하나! 채용성차별 기업에 불 분노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