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업소로 지은 건물, 전시관이 된 이유
오마이뉴스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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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18 14:36
미로 같은 건물 안에서, 꼭 길을 잃을 것만 같았다. 방문인가 싶어 열면 느닷없이 옥외계단이었다. 좁고 긴 건물에는 각기 다른 골목으로 향한 출구가 셋이나 있었다. 단지 발을 들인 것만으로도 온몸이 무겁게 짓눌리는 느낌이었다.
"처음부터 성매매업소로 계획하고 만든 건물이래요. (리모델링 하러 온) 건축업자가 보고 놀라더라고요, 도대체 뭐하던 곳이냐고. 상식적인 구조가 아니라는 거죠."
2018 여성인권 비엔날레 <선미촌 리본 프로젝트 Ⅱ>의 1호 전시관이다.
선미촌은 전주의 대표적 성매매 집결지로, 여성단체와 전주시가 꾸준히 민관합작으로 반성매매 활동을 해오고 있는 곳이다. 이러한 활동에 힘입어 선미촌은 점차 그 규모가 줄어들고, 업주들 역시 차츰 점포를 비우고 떠나고 있는 모습이다. 비워진 점포를 전시관으로 활용하여 선미촌을 '기억과 성찰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고자 하는 것이 '리본(Re-born) 프로젝트'의 의미이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이번 전시회는 작년의 3호에서 금년에는 5호로 전시관을 늘렸다. 8명의 작가가 더욱 깊어진 고민으로 함께 참여했다. 또한 전시회를 주최한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의 활동가들이 각 전시관의 작품마다 일일이 도슨트(전문 안내원)로 역할하며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성매매 여성들이 전시되어 있었을 유리문에, 이제 '여성인권 비엔날레'라는 글자가 붙어 있다. 1호 건물의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 처음 만난 전시는 하태훈 작가의 <미지 동물 관찰 보고서>.
침대 하나, 옷장 하나면 꽉 들어찰 좁은 방. 이제는 텅 비어있는 덩그런 방 한가운데에, 얼굴 없이 권총 모양 머리가 붙은 짐승이 고개를 쳐들고 네 발로 꼿꼿이 서 있다.
짐승이 서 있는 곳은 실제 업주가 버리고 간 '돈통' 위다. 입구에 붙은 작가의 관찰노트는 성구매자를 연상시킨다. 작년의 1회 전시회가 성매매 여성들의 고통과 아픔에 집중했다면, 이번 전시회는 성매매를 가능하게 하는 '그들'과 우리의 시선에 더 많은 고민이 집중되었음이 느껴졌다.
이어서 만난 장근범 작가의 역시 같은 고민이 느껴졌다. 페미니스트 아티스트 '게릴라걸스'의 고릴라 가면을 오마쥬한 사진들은, 같은 장면에서 여성과 남성의 배치만 바꿈으로써 여성이 겪는 공포, 불평등, 폭력과 시선의 일상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작년 전시회에 작가는 동일한 공간에서 라는 제목으로 성구매자들의 흐릿한 얼굴들을 전시했었다. 1년 사이 여성에의 공감과 사회구조적 모순으로 시선을 돌린 성찰의 깊이가 느껴졌다.
1층 복도에는 해금, 첼로 등의 악기와 협연한 세 곡의 피아노 연주곡으로 참여한 김하진 작가의 음악이 낮게 울리고 있었다. 1층의 작은 방에서 성매매경험당사자자조모임 '키싱구라미'가 직접 인터뷰 및 제작한 영상 <말하고 싶지만 말하기 싫어, 말하기 싫지만 말하고 싶어>를 만났다. "우리의 말을 믿어주긴 할까?"로 시작되는 담담한 이야기.
구매자를 옹호하고 여성들에게서만 문제의 원인을 찾는, 온갖 혐오의 말, 말들. 개복동 화재참사를 떠오르게 했던 새장 속의 학. 실제 성산업의 치밀한 착취 구조. 그럼에도 여기에 '우리가 있다'는 작은 외침. '경험으로 존재를 말하고 경험으로 연대하는' 이들의 말에는 그만큼의 깊은 울림과 힘이 있다.
선미촌은 마을 자체가 미로 같은 공간이었다. 점포마다 두 개 이상의 출구가 있다. 낯선 이가 쉽게 찾을 수 없어야 했기에 골목길은 얽히고 얽혀 있었다. 그래서 도슨트의 역할에는 다음 전시관까지 동행 안내하는 것까지도 포함되어 있었다. 유리방이 줄지은 골목을 따라 도슨트와 동행하여 3분쯤 걸어 2호 건물에 도착했다.
입구에는 김하진 작가의 두 번째 연주곡이 울리고 있었다. <잔상(殘傷)에 의한 잔상(殘像)>. '잔인하게 상처입힘, 그 상처로 인해 지워지지 않는 잔상'이라는 제목이 전시관의 작품과 어우러져 긴 여운이 남았다.
최은우 작가의 <곳>이라는 전시는 2호 건물 자체였다. 존재하지만 인정하지 않았던 '곳', 이 공간이 가진 기억과 이곳의 시간. 암막 커튼을 열고 어둠 뿐인 복도로 한발 들이면 도슨트가 비추는 야광불빛에 따라 패턴 속의 글자들이 하나씩 드러난다.
연애, 숏타임, 콩, 만세, 15, 30. 성매매 여성들의 은어 마다마다에 이곳의 생활과 시간이 짙게 배어 있다. 이어서 만나는 작은 방. 창문조차 없이, 빛 한 줌 들지 않는 어두운 방.
불이 켜지고, 마치 창문처럼 걸려있는 작가의 그림. '바깥을 내다 볼 자유'를 위해 이 방에 창문을 내어주고 싶었다는 해설에, 가슴이 묵직하다. 한발 물러서서, 다시 밝은 방을 들여다 본다. '밖'이 아닌 '안'에서 바라보는, 빛. 언제일지 모를 미래에, 이'곳'을 덩굴 같은 생명력이 자유롭게 감싸고 그 사이로 비쳐드는 빛처럼 눈 시리게, '억압'을 떨치고 자유롭길 염원하는 마음이 기도처럼 와 닿았다.
3호 전시관은 선미촌 한가운데 자리잡은 '선미촌 기억공간'에 있었다. 민경박 작가의 는 '중첩'으로 인해 과거와 현재를 표현하고, 앞으로 변화할 미래를 '경험'하고자 하는 의도가 녹아 있었다. 잠에서 깨어 막 눈을 떴을 때의 깜빡임처럼 눈 부시고 희미하지만 새로운 미래에 대한 확신이 느껴졌다.
이어 4호 전시관에서는 정하영 작가의 <타인의, 삶>을 통해 인권의 적신호가 켜져 있는 우리 사회에 대한 메시지를 느낄 수 있었다. 여성들의 연대를 상징하는 벽에 내 이름을 적어 붙였을 때, 다시 한 번 우리가 함께이며 서로 연결되어 있음이 벅차게 다가왔다.
마지막인 5호 전시관에서도 1호 전시관에서 이어진 '성구매자는 누구일까'에 대한 고민을 만날 수 있었다. 성매매에 대해 늘 여성들에게만 던져지던 비난이, 당연하게도 성산업을 존재하게 하는 실제 힘인 구매자에 대한 질문으로 돌려진 것이다.
황수연 작가의 은 반어적인 제목으로 성구매가 지극히 평범한 이들의 평범한 일상이며, 너무나 쉽게 성을 소비할 수 있는 사회라는 것을 쓰레기처럼 뿌려지는 전단지를 이용해 표현했다.
정문성 작가의 <반복과 증폭에 맞서는 투명화 전략#2>에서는 30cm 굽(성매매 여성들이 신는 평균 굽높이)의 구두를 신은 여성의 몸을 따라, 레이저 광선과 성매매 구매 후기 사이트에서 발췌한 언어들이 흝어내리듯 이동한다. 구매자에 대한 성찰과 직접적인 폭로가 인상적이었다.
한편 이칸도 작가의 <그 누구,>는 같은 가면을 쓰고 같은 장소에서 찍은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통해, 누군가를 쉽게 판단하고 정형화하는 우리의 인식을 되돌아보게 했다. '그 누구'는 누군가이나 '누구나'가 될 수 있음을, 거울 앞에서 직접 가면을 쓰고 빛에 따라 달라지는 낯선 내 얼굴을 보면서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가면 속 누구도, 단지 가면만으로는 '그 누구'일 수 없다. 성매매를 경험했다는 편견의 가면 뒤에 숨겨진 여성들 역시 그러할 것이다.
전시회 안내책자에는 성매매경험당사자네트워크 활동가 바라의 글 중 일부가 적혀 있다.
"우리는 이제야 알았습니다. 우리가 당한 것도 성추행, 성폭행이었습니다. 우리는 성산업구조의 피해자입니다. '너의 잘못이 아니야'라는 말은 더 이상 자기 위안이 아닙니다. 그 일은 그들의 잘못이며, 저 개인의 잘못이 아닙니다."
나 역시 숱한 말을 썼다가 지우기를 반복했다. 그 모든 말을 줄이고, 다만 이 글을 읽는 분들이 꼭 전시회에 직접 걸음해 보실 것을 권한다. 성매매 여성들이 살아냈던 실제 공간에 발을 들여볼 것을, 그곳의 기억과 시간 속에 걷고 멈추고 숨쉬고 숨죽여 볼 것을.
먼저 말하기보다 한 번 더 듣고, 곳곳의 거울에 나와 우리를 비추어 볼 것을 간절히 권한다. 전시회는 9월 21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정적인 도슨트들이 기다리고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
"처음부터 성매매업소로 계획하고 만든 건물이래요. (리모델링 하러 온) 건축업자가 보고 놀라더라고요, 도대체 뭐하던 곳이냐고. 상식적인 구조가 아니라는 거죠."
2018 여성인권 비엔날레 <선미촌 리본 프로젝트 Ⅱ>의 1호 전시관이다.
선미촌은 전주의 대표적 성매매 집결지로, 여성단체와 전주시가 꾸준히 민관합작으로 반성매매 활동을 해오고 있는 곳이다. 이러한 활동에 힘입어 선미촌은 점차 그 규모가 줄어들고, 업주들 역시 차츰 점포를 비우고 떠나고 있는 모습이다. 비워진 점포를 전시관으로 활용하여 선미촌을 '기억과 성찰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고자 하는 것이 '리본(Re-born) 프로젝트'의 의미이다.
올해로 2회째를 맞는 이번 전시회는 작년의 3호에서 금년에는 5호로 전시관을 늘렸다. 8명의 작가가 더욱 깊어진 고민으로 함께 참여했다. 또한 전시회를 주최한 전북여성인권지원센터의 활동가들이 각 전시관의 작품마다 일일이 도슨트(전문 안내원)로 역할하며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성매매 여성들이 전시되어 있었을 유리문에, 이제 '여성인권 비엔날레'라는 글자가 붙어 있다. 1호 건물의 좁고 가파른 계단을 올라 처음 만난 전시는 하태훈 작가의 <미지 동물 관찰 보고서>.
침대 하나, 옷장 하나면 꽉 들어찰 좁은 방. 이제는 텅 비어있는 덩그런 방 한가운데에, 얼굴 없이 권총 모양 머리가 붙은 짐승이 고개를 쳐들고 네 발로 꼿꼿이 서 있다.
짐승이 서 있는 곳은 실제 업주가 버리고 간 '돈통' 위다. 입구에 붙은 작가의 관찰노트는 성구매자를 연상시킨다. 작년의 1회 전시회가 성매매 여성들의 고통과 아픔에 집중했다면, 이번 전시회는 성매매를 가능하게 하는 '그들'과 우리의 시선에 더 많은 고민이 집중되었음이 느껴졌다.
이어서 만난 장근범 작가의 역시 같은 고민이 느껴졌다. 페미니스트 아티스트 '게릴라걸스'의 고릴라 가면을 오마쥬한 사진들은, 같은 장면에서 여성과 남성의 배치만 바꿈으로써 여성이 겪는 공포, 불평등, 폭력과 시선의 일상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작년 전시회에 작가는 동일한 공간에서 라는 제목으로 성구매자들의 흐릿한 얼굴들을 전시했었다. 1년 사이 여성에의 공감과 사회구조적 모순으로 시선을 돌린 성찰의 깊이가 느껴졌다.
1층 복도에는 해금, 첼로 등의 악기와 협연한 세 곡의 피아노 연주곡으로 참여한 김하진 작가의 음악이 낮게 울리고 있었다. 1층의 작은 방에서 성매매경험당사자자조모임 '키싱구라미'가 직접 인터뷰 및 제작한 영상 <말하고 싶지만 말하기 싫어, 말하기 싫지만 말하고 싶어>를 만났다. "우리의 말을 믿어주긴 할까?"로 시작되는 담담한 이야기.
구매자를 옹호하고 여성들에게서만 문제의 원인을 찾는, 온갖 혐오의 말, 말들. 개복동 화재참사를 떠오르게 했던 새장 속의 학. 실제 성산업의 치밀한 착취 구조. 그럼에도 여기에 '우리가 있다'는 작은 외침. '경험으로 존재를 말하고 경험으로 연대하는' 이들의 말에는 그만큼의 깊은 울림과 힘이 있다.
선미촌은 마을 자체가 미로 같은 공간이었다. 점포마다 두 개 이상의 출구가 있다. 낯선 이가 쉽게 찾을 수 없어야 했기에 골목길은 얽히고 얽혀 있었다. 그래서 도슨트의 역할에는 다음 전시관까지 동행 안내하는 것까지도 포함되어 있었다. 유리방이 줄지은 골목을 따라 도슨트와 동행하여 3분쯤 걸어 2호 건물에 도착했다.
입구에는 김하진 작가의 두 번째 연주곡이 울리고 있었다. <잔상(殘傷)에 의한 잔상(殘像)>. '잔인하게 상처입힘, 그 상처로 인해 지워지지 않는 잔상'이라는 제목이 전시관의 작품과 어우러져 긴 여운이 남았다.
최은우 작가의 <곳>이라는 전시는 2호 건물 자체였다. 존재하지만 인정하지 않았던 '곳', 이 공간이 가진 기억과 이곳의 시간. 암막 커튼을 열고 어둠 뿐인 복도로 한발 들이면 도슨트가 비추는 야광불빛에 따라 패턴 속의 글자들이 하나씩 드러난다.
연애, 숏타임, 콩, 만세, 15, 30. 성매매 여성들의 은어 마다마다에 이곳의 생활과 시간이 짙게 배어 있다. 이어서 만나는 작은 방. 창문조차 없이, 빛 한 줌 들지 않는 어두운 방.
불이 켜지고, 마치 창문처럼 걸려있는 작가의 그림. '바깥을 내다 볼 자유'를 위해 이 방에 창문을 내어주고 싶었다는 해설에, 가슴이 묵직하다. 한발 물러서서, 다시 밝은 방을 들여다 본다. '밖'이 아닌 '안'에서 바라보는, 빛. 언제일지 모를 미래에, 이'곳'을 덩굴 같은 생명력이 자유롭게 감싸고 그 사이로 비쳐드는 빛처럼 눈 시리게, '억압'을 떨치고 자유롭길 염원하는 마음이 기도처럼 와 닿았다.
3호 전시관은 선미촌 한가운데 자리잡은 '선미촌 기억공간'에 있었다. 민경박 작가의 는 '중첩'으로 인해 과거와 현재를 표현하고, 앞으로 변화할 미래를 '경험'하고자 하는 의도가 녹아 있었다. 잠에서 깨어 막 눈을 떴을 때의 깜빡임처럼 눈 부시고 희미하지만 새로운 미래에 대한 확신이 느껴졌다.
이어 4호 전시관에서는 정하영 작가의 <타인의, 삶>을 통해 인권의 적신호가 켜져 있는 우리 사회에 대한 메시지를 느낄 수 있었다. 여성들의 연대를 상징하는 벽에 내 이름을 적어 붙였을 때, 다시 한 번 우리가 함께이며 서로 연결되어 있음이 벅차게 다가왔다.
마지막인 5호 전시관에서도 1호 전시관에서 이어진 '성구매자는 누구일까'에 대한 고민을 만날 수 있었다. 성매매에 대해 늘 여성들에게만 던져지던 비난이, 당연하게도 성산업을 존재하게 하는 실제 힘인 구매자에 대한 질문으로 돌려진 것이다.
황수연 작가의 은 반어적인 제목으로 성구매가 지극히 평범한 이들의 평범한 일상이며, 너무나 쉽게 성을 소비할 수 있는 사회라는 것을 쓰레기처럼 뿌려지는 전단지를 이용해 표현했다.
정문성 작가의 <반복과 증폭에 맞서는 투명화 전략#2>에서는 30cm 굽(성매매 여성들이 신는 평균 굽높이)의 구두를 신은 여성의 몸을 따라, 레이저 광선과 성매매 구매 후기 사이트에서 발췌한 언어들이 흝어내리듯 이동한다. 구매자에 대한 성찰과 직접적인 폭로가 인상적이었다.
한편 이칸도 작가의 <그 누구,>는 같은 가면을 쓰고 같은 장소에서 찍은 다른 사람들의 사진을 통해, 누군가를 쉽게 판단하고 정형화하는 우리의 인식을 되돌아보게 했다. '그 누구'는 누군가이나 '누구나'가 될 수 있음을, 거울 앞에서 직접 가면을 쓰고 빛에 따라 달라지는 낯선 내 얼굴을 보면서 새삼 느낄 수 있었다. 가면 속 누구도, 단지 가면만으로는 '그 누구'일 수 없다. 성매매를 경험했다는 편견의 가면 뒤에 숨겨진 여성들 역시 그러할 것이다.
전시회 안내책자에는 성매매경험당사자네트워크 활동가 바라의 글 중 일부가 적혀 있다.
"우리는 이제야 알았습니다. 우리가 당한 것도 성추행, 성폭행이었습니다. 우리는 성산업구조의 피해자입니다. '너의 잘못이 아니야'라는 말은 더 이상 자기 위안이 아닙니다. 그 일은 그들의 잘못이며, 저 개인의 잘못이 아닙니다."
나 역시 숱한 말을 썼다가 지우기를 반복했다. 그 모든 말을 줄이고, 다만 이 글을 읽는 분들이 꼭 전시회에 직접 걸음해 보실 것을 권한다. 성매매 여성들이 살아냈던 실제 공간에 발을 들여볼 것을, 그곳의 기억과 시간 속에 걷고 멈추고 숨쉬고 숨죽여 볼 것을.
먼저 말하기보다 한 번 더 듣고, 곳곳의 거울에 나와 우리를 비추어 볼 것을 간절히 권한다. 전시회는 9월 21일까지,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열정적인 도슨트들이 기다리고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